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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제 역사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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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조단위 부자인 폴 튜더 존스 (Paul Tudor Jones)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



70년대는 인플레의 시기,

80년대는 미친듯한 변동성의 시기,

90년대는 IT 버블의 시기,

00년대는 모기지 버블과 금융위기의 시기,

10년대는 중앙은행과 재정정책의 시기 였다면,

20년대는 아마도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가기 시작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걸 듣고 정말 와 전세계 모든 주요 투자자들이 현재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가보구나 싶었음. 최근 세상이 너무나도 희한하게 돌아가고 있음. 우리 모두가 배우고, 알고, 믿고, 생각과 행동의 전제로 삼아온 사회의 토대가 송두리째 갈아 엎어져 가는걸 지켜보는 느낌임. 정말로 나중에 역사책에서 찾아보면 "2020년대를 기점으로 그때까지 인류를 지배하던 전 세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라고 쓰일것만 같은 느낌임.

무슨 말이냐면..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단 한명도 빠짐없이 최소 70년대~현재까지 아우르는 지난 50년 사이에 경제활동을 해온 사람일 것임. 이 지난 50년간, 정확히는 1971년 8월 15일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의 종말을 선고하면서, 전 세계는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Fiat System (신용화폐 시스템) 하에 들어가게 되었음. 그런데 우리 모두가 "지구는 둥글고, 지구는 태양을 돌고 있다" 라고 당연하듯이 믿고 있는 것처럼 지난 50년간 당연하듯이 받아들이고 믿고 있던 이 Fiat System 자체가 무너지려 하고 있는 것 같음...

왜 그런지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일단 현 구조의 Fiat System 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부연 설명이 필요할 듯 한데..

때는 약 1972년 쯤임. 본인이 우리 할아버지들 연대(1930~1940년대)에 태어나서 1970년대에 경제활동 인구로서 사회에 나온 따끈따끈한 미국인 청년이라고 한번 상상해보길 바람. 당시 1972년 즈음 경제활동 하는 사람들이 느꼈을 "패러다임의 변화"가 우리가 현재 느끼는 (아직 못 느끼고 있다면 곧 느끼게 될) 변화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음.

상상이 됨? 19세기말부터 세계2차대전 전후까지도 그 당시 경제활동 하던 전세계 주요 서방국가의 사람들은 말 그대로 "금덩이"를 화폐로 쓰고 있었음. 슈퍼마켓에서 구매하는 달걀, 우유, 감자, 생선, 자동차의 기름, 새 자동차, 새 집, 등 모두 머릿속으로 생각할때 우리가 지금 하는것처럼 "음 우유 한팩에 2천원, 달걀 한판에 9천원, 차 한대 4천만원" 이런 느낌이 아니라, 모두 머릿속으로 "음 금괴 1/10온스 어치 달걀, 금괴 100온스 어치 자동차" 이런 느낌이었단 말임.

다만 금덩이는 들고 다니기가 무거운데다가 (portability), 갑자기 구매할 수량이 줄거나 가격이 바뀌었을때 칼로 자르던지 하는식으로 나누기 힘들었으며 (divisibility), 심지어 이 금덩이가 진짜인지 아니면 납에다가 금칠한건지 즉각 확인이 어려웠음 (verifiability).

마침 당시 전세계 총 금괴의 2/3 이상 보유하고 있던 초초강대국이자 세계전쟁의 위너, 미국 정부에서 한마디로 "어차피 전세계 금 거의 다 내가 갖고 있으니까, 너희들 다 그냥 내가 찍어낸 화폐 '달러'라는걸 써! 언제든지 금으로 돌려달라고 하면 다시 바꿔줄게" 하고 우겨서 다른 국가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정착 시킨 시스템이 1944년 브레튼 우즈하 미국 달러 기축통화의 도래임.

암튼 그랬던 시대에, 1971년 갑자기 불과 30여년만에 세상을 뒤엎어버린 사건이 일어나는데. 어느날 미국 대통령이 TV 에 나오더니 "에이씨 몰라! 더이상 달러를 금으로 안 바꿔줄래! 하지만 우리가 누구야? 우린 어.메.리.카.야! 위대한 우리 나라의 국력을 믿고 계속 달러를 써!"라고 일방적으로 전세계에 통보해버린 것임.

솔직히 말해서 내가 역사학도도 아니라서 완벽한 고증할 자신도 없고 옛날 경영대 다닐때 경제학, 금융학 전공한게 전부라 대충 요정도 얄팍한 지식이지만, 어쨌든 대충 그런 내용이었음. 당대의 경제활동 하던 주체들이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했을지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음? 어제만 해도 내돈 $몇백, $몇천 달러가 그 든든하고 묵직~~허니 빤짝거리는 금괴와 같은 가치라는 믿음이 있었음.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냥 나랏님 "믿고 써야하는" 종이쪼가리가 된 것임..

음 크게 안 와닿으려나. 한국 사람들이야 유구한 5천년 역사 동안 군주제? 하에 왕과 영의정 나으리 우의정 나으리 나랏님들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시겄지 하고 길들여져살아온 사람들이라, "그랴 나랏님이 가치가 있다면 있는거제" 하고 수긍할지 모르겠음. 하지만 미국이란 나라는 다름. 태생, 역사부터가 일단 짧은데다가, 원주민과 야생 동물 가득하던 척박한 땅에 유럽의 모험심 가득한 기업가들과 이상주의자, 범죄자들이 건너와서 영국의 "정부"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유"를 최고 가치로 세운 나라임. 게다가 수세기 동안 온갖 문화권에서 추가로 이민해 온 가치관과 생각이 다 다른 사람들끼리 짬뽕으로 섞이고 싸우고 투쟁한 끝에 이름도 "United States (각 주들의 연합체)" 라고 지어놓을 정도로 개개인들의 연합의 느낌이 강한 터라, 정부가 갑자기 "내말 믿고 너 평생 모은 자산 다 내놔, 종이 줄게"라고 하면 총 들고 나와서 "뭐라고? 다시 말해봐(What the F*$K?!)" 하고 들고 일어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나라임..

재밌는 사실은 위에서 1944년 미국이 브렌트우즈 체제를 밀어붙일 때도 러시아만이 전세계를 '월가'의 노리개로 만드는 행위라며 유일하게 반대했었다고 함 (ㄷㄷ러시아의 누가 말한건지 모르겠으나 예지력 보소).. 그런데 금본위제까지 없어졌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준다고 해도 싫었는데, 이젠 심지어 금으로도 안 바꿔주고 그냥 '신용'을 믿고 쓰라고 하니, 러시아의 방대한 자원을 수출하고 나머지 세계와 무역을 하려면 어쩔수 없이 달러로 지불받아야 하는 상황이 지독히도 수모스럽고 싫었을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역사의 갈림길에서 '자유민주정부하 자본주의(liberal democratic government & capitalism)' vs '중앙집권정부하 공산주의 (centralized totalitarian government & communism)라는 두 선택지 중에 후자를 선택하여 미국과의 냉전에서 졌을 뿐만 아니라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

..는 줄 알았었음. 최근까지는.

세계 역사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동의하겠지만, 인류의 역사는 늘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서 늘 몇개의 거대한 흐름(wave), 또는 트렌드(trend)가 오거니 가거니 하면서 반복하며 흘러왔음. 사실 거창하게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모두가 이미 그것을 알고, 느끼고 있을 것임.

예를 들자면 간단하게 바지/하복 패션 트렌드를 보겠음. 80년대 나팔바지 > 90년대 통바지 & 힙합 패션 > 00년대 들어서 로우라이즈 (일명 똥싼바지) > 10년대 스키니 진 > 그러더니 20년대 들어서 최근 10대들은 또다시 나팔바지/통바지 입고 다닌다고 함ㅎㅎㅎ

그와 마찬가지로 경제 역시 저금리 시대 였다가 고금리 시대, 다시 저금리 시대를 반복해왔음. 또 금리와 함께 움직여온, 아니, 보다 정확히는 금리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쳐온 가장 큰 변수중의 하나가, 바로 '물가', 즉 '인플레이션(inflation)' 임.

1. 인플레와 금리는 상관관계가 있음. 지난 70여년간 중앙은행이 물가를 통제하기 위한 제 1 수단으로 금리를 오르고 내리는 재정정책(monetary policy)을 주로 사용해 왔기 때문임. 따라서 미묘하지만, 인플레가 먼저 오고, 그 다음 약 몇개월에서 1년 정도 차이를 두고 금리가 따라 올라감 (Ex. 인플레 피크는 1980년 vs. 금리 피크는 1981년 찾아옴). 현재로 돌아와서 생각하면, 다들 궁금해하는 "정부가 금리를 언제까지 올릴까?" 에 대답은 여기 나와있다는 말임. 바로 "인플레가 잡혀서 물가상승률이 내리기 시작할 때 까지"임. 생각해보시기 바람. 인플레가 지금 잡혔음? 아니면 아직 오르고 있음?

2. 어쨌든 이런 중앙은행들의 발빠른 대응으로 인플레는 늘 잡혀왔음.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물가상승률 몇% 일때 금리가 몇%까지 올라갔었는지 임. 두둥.. 마음의 준비들 하시고.. 인플레가 잡혔던 지난 약 70년간 데이터를 보면, 인플레는 단 한번도 빠짐없이 기준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2%~5% 더 높게 올라간 후에 잡혀서 사그라들었음..

이게 너무나도 중요한 포인트라 아예 직접 차트를 분석해서 아래 써주겠음:

● 1970년 물가상승률 약 6% vs. 기준금리 9%

● 1974년 물가상승률 11% vs. 기준금리 13%

● 1980년 물가상승률 13.5% vs. 기준금리 17.6% (!!!)

● 1989년 물가상승률 5% vs. 기준금리 9%


1980년 기준금리 최고는 4월에 17.6% 대였지만, 그 해 경제불황이 시작되면서 연준위가 7월에 바로 거의 반토막인 9%로 기준금리를 내렸었음. 그랬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때 벌어진 일이 현재 2023년을 사는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음..

결론만 말하자면,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긴 커녕 더 올랐음!! 위의 물가상승률 차트는 연단위로 끊어놔서 인플레가 직선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변동폭이 안보이지만, 사실 당시에는 어마어마하게 널뛰기 하고 있었음. 그런데 무시무시하게도, 기준 금리가 거의 18%까지 갔었는데도 인플레가 잡히지 않고 올랐다는 것임! 당시 연준의장은 그 유명한 폴 볼커(Paul Volcker) 였는데, 이때의 교훈으로 그는 바로 그 다음해인 1981년 7월에 다시 기준금리를 무려 19.10% 까지 냅다가 올려버림.

그러자 아니나다를까... 인플레가 기적적으로 잡히기 시작함.. 이때부터 "볼커"는 금융계의 '사신' 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림..

참고로 지금 얘기하는 모든 수치는 연준위의 기준금리임. 시중은행의 금리는 심지어 이것보다도 몇% 더 높다는 소리라, 1981년 미국 시중은행에서는 아마 잠깐이나마 예금금리가 20%대이지 않았을까 유추할 수 있음.. 아르헨티나 같은 제3국이 아닌, 바로 그 미국이! 상상이 감?


4. 지난 70년간 연준위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후에는 단, 한.번.도.빠.짐.없.이. a) 길든 짧든 경제 불황이 찾아오고, 뒤따라 b) 연준위가 다시 기준금리를 내려서 돈을 풀어왔음..

5. 2000년도에 들어서서 물가상승 차트와 기준금리 차트가 이상하게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것임.. 바로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임.

1987년 볼커에게서 바톤을 이어받아 연준의장이 된 앨런 그린스팬(Alan Greenspan)은 2000년도 IT 버블의 붕괴와 함께 나스닥이 1999년 고점대비 거의 -70% 가까이 폭락을 하고, 경제위기가 발발하자 또 열심히 금리를 내려서 돈을 풀기 시작함.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함.

바로, 기준금리를 2001년 12월, 1961년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1%대로 초저금리로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2-3% 대에서 도무지 오를 생각을 안 하는 것임!!  

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대학 갈 생각과 준비로 바빠서 이런 거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음ㅋㅋㅋㅋ 게다가 2002년 월드컵이니 뭐니로 토론토 길거리에 부모님 차 끌고 나가서 애국심을 보인답시고 "대~ 한민!국! 빠빵~ 빵 빵 빵!" 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어글리 코리언 진상짓 하느라 바빴음ㅋㅋㅋㅋ 타임머신이 있다면 저때로 돌아가서 귀싸대기를 날리고 말해주고 싶음. 닥치고 알바 뛰어서 버는 족족 아마존 $AMZN 주식에 몰빵하라고.. 그리고 성인이 되자마자 있는대로 주택담보대출을 "무담보"로 받아서 미국 좋은 동네의 집들을 싹쓸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음....

.... 웃으라고 한 헛소리 같지만, 그게 실제 미국 중앙은행의 최고 권위자, 앨런 그린스팬의 공식 지침이었음. 90년대에는 "빚내서 주식사라", 2000년대 들어서는 "빚내서 집 사라" 가 그의 공식 만트라였음..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음?ㅎㅎ) 헛소리라고 생각하면 직접 찾아보시길 바람. 물론 저렇게 무식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그의 정책이 가리키는 방향은 뚜렸했음. 바로 저물가 저금리의 시대.

미국인들은 열광했고, 미친듯이 너도나도 무보증 저금리로 부동산, 주식, 너나할것없이 자산들을 쓸어담기 시작했음. 처음에는 아마 월가와 똑똑한 사람들만 이 비밀을 알았음. 하지만 어 어 하는사이 너도나도 뛰어들기 시작했고, 버블이 겉잡을수 없이 커져버렸음. 당시 미국 내 분위기가 어땠는지 이 과정은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빅쇼트 영화 한편 보시길 바람.

그러나 저금리 시대의 도래로, 성공 공식이 아예 바뀌었던 것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음.

이 세상에는 부정적인 (negative) 사람보다, 긍정적인 (positive)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내 생각엔 2008년을 기점으로 세상은 미쳐돌아가기 시작했음. 왜 2008년 이냐?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 라고도 불리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했기 때문임. 하지만 한국은 훌륭하게도 2008년 위기를 1998년 외환위기만큼 심각하게 겪지 않고 무난히 잘 넘어갔기에, 당시 미국과 세상에서 이 사태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졌었는지 정말 이해하는 분은 생각보다 적은 것 같음.

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에 대해 정말 짧게 얘기하자면, "과도한 욕심과 레버리지(대출)가 불러온 대참사" 라고 할 수 있음. 깊이 들어가면 너무 길고 머리아픈 얘기라, 대충 순서대로 아주~~~ 간단히 요약해서 정리해보면:

1. 1999년 IT버블 붕괴 이후, 2000년대 들어서서 연준위가 경제를 살리고자 기준금리를 40년 만의 최저치인 1%대로 낮추었으나, 생각외로 인플레가 발발 하지 않으면서 저금리와 Easy money(심지어 2000년 초 당시 집값의 100%까지도 대출해줬다고 함)가 전례없이 오래도록 유지되었음

2. 그러자 개인들은 "집은 무조건 사두면 오른다!!"를 외치며 과도한 욕심을 부렸고, 월가의 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탈피하고자 점점 고위험 자산과 파생상품에 손을 대었음.

3. 그러던 중, 2004년 1.0% 이던 기준금리가 2007년 7월 5.25% 까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자, 개인들이 한두명씩 디폴트(파산신청)를 내기 시작했고, 도미노처럼 점차 디폴트가 또 디폴트를 부르고, 또 수백만채의 집들을 한데 묶어놓은 듯한  복잡한 파생상품들이 하루아침에 부실채권으로 전락하면서 점점 도미노가 무너지기 시작했음.

2008년 부동산발 금융위기의 중심에는 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또는 그 상위개념인 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라고 불리우는 "복잡한 파생상품" 들이 있었음. 이 망할 것들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게 이해하면 됨:


A씨가 30년 만기 모기지 (주택담보대출)를 받아서 집 1채를 샀음. 그럼 매달, 매년 그 대출에 대해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지 않음? 그런데 그건 우리같은 대출 "받는" 개미의 입장이고, 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빌려주면 매달 따박따박 이자와 원금이 분할 상환되는 채권" 이란 말임. 심지어 "집" 이라는 실물자산 담보도 있어서, 아주 안전한데다가 안정적인 훌륭한 상품인 것임.

그런데 위 1번에서 썼던대로 정부가 기준금리를 내려서 대출금리도 싸지니까 어떻게 됐음? 대출 쥐어 보내봤자 은행 입장에서 재미가 없더란 말임. 그러자 이 머리 좋은 월가 투자은행의 하버드, MIT, 스탠포드 나온 수재들이 어떤 짓을 했느냐? A씨, B씨, C씨.... 비슷한 동네, 소득수준, 개인 신용도 등등 조건을 따져서 이 "채권" 들을 한데 묶기 시작했음....

여기서 문제:

Q. 월 1백만원씩 상환해야 하는 A씨 같은 채무자를 1만명 찾아서 하나로 묶어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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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월 1백억원씩 상환되는 우량 트리플 AAA 채권 탄생! 뿅!

이더란 말임....  가히 천재적임.  

저기요! 그런데 채권이면 그냥 채권이지 어째서 "우량" 채권인가요?
방금 이렇게 생각하신 분 누구? 아주 훌륭함.  

가령 두명의 채권자를 하나로 모았다고 가정해봄. 그때 둘 중 한명이 직장을 잃고 실직자가 되어 은행 이자를 못 갚고 디폴트(파산 신청) 낼 확률이 어떻게 됨? 단순히 생각해서 둘 중 한명 이니까 1/2, 즉 50%임. 아주 위험하다고 볼 수 있음.

그런데 만약 채권자를 백명, 천명, 만명 단위로 모았다면 어떻게 되느냐? 한, 두명이 파산하더라도 티도 안남...

따라서 이 "파생상품"이 시장에 나왔을때, 이런 월 1백억짜리 채권을 도대체 누가 사느냐? 바로 수조, 수백조, 수천조씩 굴리는 전 세계의 연기금과 펀드들이 정말 미친듯이, 앞다퉈서 사려고 줄을 서더란 말임.... 연기금, 펀드 등은 포트폴리오 구성할때 변동성 높은 주식에 몰빵하거나 코인을 산다거나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짓은 할 수가 없음. 따라서 제일 안전한 국채 (나라에서 발행하는 채권) 위주로 매입해 왔는데, 저금리 시대로 가니까 도저히 수익률을 맞출 수가 없는것임.

그때 혜성처럼 나타난 월가의 한 풍운아 가라사대,

"자 여러분! 여기 미국이라는 초 선진국의 우량한 주택 매입자들을 한곳에 묶어놓은 상품이 있습니다!! 금리는 왠만한 기업채보다도 높은데 심지어 안전도는 AAA 트리플 에이 등급!!!! 주택자들을 수천명, 수만명씩 묶어놓았기 때문에 한두명이 파산하더라도 티도 안납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모두 그 안전성을 보증했습니다!!! "

외치더란 말임....

아니, 국채만큼이나 안전한데 이자는 5배~10배 가까이 준다?? 싫다고 할 사람이 어딨음??

이때 진짜 월가 은행들은 돈을 쓸어담았음. 너무 돈이 잘 벌리니까, 당시 주요 투자은행들, 리먼 브라더스의 경우 내 기억이 맞다면 자본금의 70배까지인가 레버리지를 껴서 신나게 상품을 운용했더랬음 (정확한 수치는 기억 안나지만 대략 그랬음).

그러던 어느날...

신나게 돈 파티를 하고 있는데, 금리가 슬슬 오르기 시작하니까 개인들이 한두명씩 손들고 파산을 신청해버리는 거임. 그런데 이게 처음엔 1,2명 이었는데, 점점 이상한 낌새를 먼저 알아차린 사람들이 있었음 (위에 추천한 '빅쇼트' 영화가 그 내용임).

당시 파산하던 개미들 입장은 이랬음. 금리는 올라서 이자 부담은 커지지, 갈아타기 하려해도 점점 대출 받기도 어려워지지, 집값은 과도하게 높지.. 그렇게 매수자는 말라가던 반면, 그동안 레버리지를 영끌해서 2주택, 3주택은 커녕 10주택, 100주택씩 굴리던 다주택자 개인들 입장에선 이자는 슬슬 부담되기 시작하는데 막상 팔려고 해도 더 높아진 집값을 누군가가 받아줘야 하는데 받을 사람이 없더라 이거임. (ㄷㄷㄷ  지금 어딘가 어느 나라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지 않음?)

그 결과, 하나 둘씩 눈치 보며 가격을 내려서 매물 내놓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다같이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자.. 도미노처럼 와르르르르르르ㅡ르릉ㄹ믄;이라ㅡㅁㄴㅇ리ㅏ

우량 채권들이 막상 까보니까 100명중에 1,2명 파산하는 "우량" 등급이 아니라, 100명중에 파산하는게 20명인지 50명인지 도저히 가늠도 안 될 정도로 SUB-PRIME (프라임 이하)한 MORTGAGE 더라.. 이거임.

따라서 이 미국발 부동산 붕괴와 경제위기를 추후 전세계 역사가들이 부르기를 SUB-PRIME MORTGAGE CRISIS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라 부르게 되었다... 란 얘기임..

진짜 문제는 더이상 부동산 가격이 아니었음. 위에서 투자은행들이 PRIME 하다고 속여서(?) 연기금들과 펀드 등에게 신나게 팔아버린 상품들이, 어느 한순간 도저히 어느정도까지 썩어있는건지 가늠이 안되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단 말임. 상상이 감?

이건 뭐 집값 2억 떨어졌네, 5억 떨어졌네 하는 수준의 얘기가 아닌거임. 쉽게 설명하긴 했지만 사실 더 복잡했던 파생의 파생까지 계산하면, 전세계 주요 연기금들과 은행들, 펀드들이 들고있던 수십조원, 수백조원, 수천조원의 자산이 하루아침에 증발하게 생겼더라는 것임... 말그대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는 급의 사태였음. 더 무서운건, 당시 그 피해규모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파악조차 안되어서 다들 대 패닉하고 있었음.

4. 당시 앨런 그린스팬으로부터 2006년에 바통을 이어받아 연준의장이던 벤 버넹키 연준의장은 부동산 버블이 터질 조짐을 보이자 2007년 8월 부터 다음해 12월까지 약 1년 4개월만에 또 당시 5.25%에 달하던 기준금리를 냅다 0.15% 까지 내려버리며 빠르게 대응을 했음. 과거 1% 대 까지는 간 적은 있어도 0% 대의 금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였음..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터졌음. 시장이 반응을 안 하는 것임. 통상적으로 미국이라는 초경제대국이 금리를 갑자기 유례없는 0%대 까지 내려버리면,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왠만한 위기는 넘어갔을 터임. 그런데 그동안 너무나도 지독하게 곪아서 부풀대로 부풀어 터진 이 버블의 붕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음.

여기서 문제:

Q. 이미 기준금리가 0.1% 인 상태에서, 더이상 내릴 금리가 없는데, 유동성을 더 공급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

.

.

A. 정부가 돈을 찍어내어서 부실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되징!

.....

이것이 바로 내가 전편에서 얘기했던 "현 Fiat System(신용 사회)의 붕괴"의 첫 단추라고도 할 수 있는 사건..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이라고 불리우는 미국 연준위발 구제 금융의 시작이었음..

​2008 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장이던 벤 버냉키는 부동산 버블이 터질 조짐을 보이자, 2007년 8월 부터 다음해 12월까지 약 1년 4개월만에 또 당시 5.25%에 달하던 기준금리를 냅다 0.15% 까지 내려버리며 빠르게 대응을 했음.

그러나 여기서 또 문제가 터졌음. 시장이 반응을 안 하는 것임.

Q. 이미 기준금리가 0%대 인 상태에서, 더이상 내릴 금리가 없는데, 유동성을 더 공급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

.

.

A. 정부가 돈을 찍어내어서 부실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되지!

"양적완화 (Quantitative Easing)" 이라고 불리우는 미국 연준위발 구제 금융의 시작이었음

.....

후...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사태인지... 도저히 글로는 표현이 안되서 슬픔.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철저하게 본인들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온갖 기괴한 금융 기법으로 상품을 만들어서 팔다가 이 사태를 야기시킨 장본인인데, 정작 돈을 잘 벌때는 지들끼리 수십조원씩 보너스로 가져가더니,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투자가 폭망하게 생기니까 정부 돈을 받아서 그 손실을 메꾼 거란 말임!!

심지어 이 투자은행들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후에, 사람들은 저당잡힌 집을 빼앗기고, 실업률은 치솟고, 자기들은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은행당 수십조에서 수백조원씩 챙기는 와중에도 납세자의 돈을 받아 보너스를 지급했음

방금 '정부 돈' 이라고 말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람. 정부의 돈은 어디서 옴? 바로 국민들의 세금임. "아냐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그냥 돈을 찍어낼 수 있어" 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어린양이 있다면 당신은 잘못 생각하고 있음. 아무리 기축 통화국이라 한들, 세상에 무에서 유를 창조할 권능은 없음. 미국 정부가 찍어내는 돈은 전부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잡히며, 이는 전부 "미래의 현금흐름" 에서 빌려온 돈임.

현세대이든 미래 세대이든 국민이 갚아야 하는 돈이란 말임!! 더욱 슬픈 사실은 국민을 보호해야할 미국 정부가, 일반 성실한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혈세를 거두어다가 "에휴 왜그랬어, 이걸로 너희 똥 닦아!" 하고 고스란히 월가에 가져다 바쳤다는 걸 대부분의 시민들은 깨닫지도 못했음. 그나마 일부 이상한걸 뒤늦게 깨달은 시민들은 몇년 후 거리로 나와 아래와 같은 시위를 했었음.

2011년 당시에 뉴스에 몇번 본 기억이 있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음. 바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 시위임.

그러나 워싱턴 정계도 월가의 하수인이나 다름 없는 판에, 메이저 언론이라고 다를 리 없음..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는 주요 언론에 의해 불온한 반동분자, 또는 자유경쟁과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자 같은 프레임이 씌워지거나 크게 다뤄지지 않았고, 그렇게 세상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음. 심지어 정부는 공권력을 투입하여 경찰이 시위대를 8,000명 가까이 잡아들이며 묵살 시켰음.

지금 분노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지 않다면, 한가지 좀더 와닿을 예시를 보여주겠음.

다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정부가 한때 "20대들이 무리하게 대출 껴서 코인 투자하다가 잃은 손실을 정부 차원에서 보전해주겠다"고 했나 작년인가 올해초인가 비스무리한 얘기를 했다가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맞은 것으로 알음. (참고로 본인은 국내 정치는 별 관심 없으니 이 글을 정치글로 변질 시키지 말아주기 바람. 이 예시는 순전히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일 뿐)

본인도 개인적으로 코인 투자하다가 몇십억 날린 1인이지만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X소리였음.

아니!!!!! 어떤 아새끼가 순전히 지 혼자 잘먹고 잘 살 요령으로!!!! 신용 대출에 담보 대출에 온갖 대출 영끌해서 어디 듣보잡 코인에 몰빵해서 어!!!! 몇억, 몇십억 날렸으면 어!!!!! 지도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명의 성인이라면!!!! 스스로 자기 선택의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지!!!! 그걸 왜 나라에서 손실을 보전해주냐고!!!!!! 반대로 그럼 그 아새끼가 몇십억 벌었으면 어!!! 그 돈 우리 한테 나눠주나??????​

.... 라고 혹시 생각했다면, 본인도 100% 동의하는 바임.

근데 이 말도안되는 X짓거리를 미국 정부는 수억 수십억 단위가 아니라, 수천조원 단위로 했음.

.. 정확히는 2008년 11월에 실시한 1차 양적완화(심지어 이 X짓거리를 한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2차, 3차, 4차 최근까지 계속했음..)에서만 약 $1.25 TRILLION, 당시 환율로 약 1천8백조원 어치 "mortgage backed securities (위에서 말한 부실채권)"를 사들임으로서 은행들을 "구제" 해주었음.... (사실 양적완화란 명목하에 투자은행들 구제하는데 쓰인 돈이 정확히 얼마인가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도 계속 되고 있으며, 그 정확한 액수에 대해서는 언론사와 조사기관마다 상이하게 다름.... 하지만 어딜 찾아보더라도 최소 몇백조원에서 몇천조원 사이를 오고감..)

이 어마어마한 돈은 각각 별의별 희한한 명목과 이름으로 분류되어, 일반 사람들은 작정하고 파고들어 공부하지 않는이상 따라가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이름으로 은행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음. 이 쪽을 좀 공부해보신 분이라면 들어봤을 TARP (Troubled Asset Relief Program,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 외에도, TAF, TALF, TSLF, TOP, PDCF, 등등.. 실제로 까보면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 들이 생겨났었음..

조 단위를 막 던지니까 감이 안 오는 사람들 위해 추가하자면, 2008년 당시 코스피가 1,000 약 넘었을 때니까, 삼성전자, 현대차, 등등 대한민국 모.든. 상.장.회.사. 전부를 다 합친 시총이 1천조원이 약 안됐을 거임...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60여년을 피땀흘려 이룩한 부를 2번 사고 남을 돈을 그냥 마치 무슨 공공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휙휙 뽑아서 쓰듯이 찍어서 약 1년안에 시중에 뿌렸단 말임..

덕분에 2008-2009년 을 지나며 미국 중앙은행 총자산이 부풀었음

물론, 연준위의 당시 이러한 결정은 월가의 은행들만 살리려는게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대의와 명분이 있기는 했음. 대다수의 최고 경제학자들이 동의하기를 당시에 급하게 정부가 돈을 풀어서 붕괴를 막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현존하는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었을 거라고들 했음.. 실제로 그 은행들에 예금, 펀드, 적금 등 맡기고 있던 수백만, 혹은 수천만 일반 고객들의 돈도 다 날라갔을 것이기에,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아마 1929년 이후 최대의 경제 대공황이 왔을지도 모르는 일임..

따라서 당시에는 물론, 최근까지도 온갖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나와서 기립해서 다같이 물개박수를 치면서 연준위 당시의 "통크고" 아주 "신속한" 결정을 칭찬했음. 심지어 당시 2008년 금융위기의 대응을 "예술적이다"고 까지 표현하며 거의 뭐 "인류 현대사회의 근간이 되는 금융시스템을 구했다!! 한마디로 인류 문명 자체를 구했다!!!!" 며 무슨 지구의 영웅 취급을 했음.

어느정도로 훌륭하다고 칭찬했냐면, 당시 연준의장이던 벤 버넹키 아저씨, 이 양반 지난달(2022년 10월)에 무려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 받은 이유는 "은행들과 금융위기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라는 크나큰 업적을 남기셨기 때문에...

흥분하는 바람에 너무 말이 길어졌지만,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있는 거의 모든 경제 관련 문제들이 바로 당시 투자은행들을 구제하게 된 연준위의 결정으로부터 비롯 되었다고 생각함.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글을 읽는 분들은 물론 다르게 생각하실 자유가 있음.

하지만 난 위의 이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세계 금융 시스템을 붕괴로부터 구했는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자본주의와 현 세계 질서를 내부로부터 붕괴시킬 수 밖에 없는 암적인 존재를 탄생시켰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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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지독한 모럴 해저드 (moral hazard).. 도덕적 해이 임.

우리가 살고 있는 신용사회에서 말하는 "신용"이란 "거래한 재화의 대가를 앞으로 치를 수 있음을 보여야" 생기는 거라고 함..

이 "신용 사회 (Fiat system 혹은 credit based system)"가 멀쩡히 순기능을 유지하며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신용" 이 깨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

그런데 이 2008년 금융위기와 그를 타개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방침은 "거래한 재화의 대가를 치를 수 없는" 은행들을 구제함으로써, 1) "집단 이기주의"를 조장하고, 나아가서는 2) 신용사회의 근간을 깨트렸다고 본인은 생각함..

이게 무슨 말인지, "양적완화"에 대한 사실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래 질문에 대답해보길 바람.

...

Q. 당신은 투자은행의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로, 일반 사람들 1만명이 천만원씩 맡겨놓은 돈 약 1,000억원을 위험한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다 날렸다.. 그런데 정부가 세금을 풀어서 구제해준다고, 즉 손실을 없던것으로 만들어주고 심지어 직장에서는 당신을 자르긴 커녕 보너스도 몇억 챙겨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례가 생긴 후, 앞으로 당신이 보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무엇인가?

a) "아.. 나의 과한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집도 잃고 직장도 잃고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등 극심한 피해와 고통을 겪게 되었구나.. 앞으로는 과도한 욕심 내지 말고 반성하며 착하게 사회에 환원하고 봉사하며 살아야겠다"

b) "젠장 그래 내가 좀 욕심을 부리긴 했지만, 인간이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거지! 앞으로는 걸리지만 말고 다시 한번 조금씩만이라도 파생상품에 투자해보자!"

c) "어라라? 1,000억원의 손실을 정부가 전부 보전해준다고?? 왜지??? 아하 1,000억이 너무 커서 잃으면 경제가 무너진다고?ㅋㅋㅋㅋ 게다가 잃지 않고 벌었으면 그건 다 내 돈? 야이씨 인생 한방인데 그럼 1,000억이 뭐야 이번에는 2,000억, 1조, 아니 아니지, 10조원까지 땡겨서 다시 한번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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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들 가슴에 손을 살포시 얹으시고.. 각자 믿는 신이나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양심껏 대답해보시기 바람. 위 질문에 대해 혹시 a) 선택하신 분 있음?ㅎㅎㅎ

a) 선택하신 분이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세상에 몇 안되는 훌륭한 인격자이지만... 현재 투자은행/증권사/금융권에서 일하고 계실 확률 0%라고 장담할 수 있음ㅋㅋㅋㅋㅋㅋ

우스갯소리이지만, 다들 아마도 지인짜 솔직하게 말하자면 b) 나 c) 를 선택하는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임. 과한 위험/리스크를 짊어져도 그에 대한 대가나 책임은 0(빵) 인데, 잘 됐을 경우 이익은 전부 내 차지이다? 슬프게도 솔직히 b) 나 c) 를 선택 안하는게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임..

이쯤이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다들 잘 아실것으로 생각함.

한마디로 나라의 빚과 시중에 풀린 돈이 폭.증.하.였.음.

"나라"라고 미국만의 얘기인것처럼 썼지만, 사실상 전 세계 경제는 미국을 따라가기 때문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제(우리나라는 물론)는 모두 이 말도안되는 정신나간 빚 잔치에 동참하였음... 어느 정도였냐면, 2차, 3차, 4차 양적완화까지 다 합치면 대략 7천조였나 8천조였나.. 이제 헷갈려서 생각도 안나지만 아무튼 원화가치로 1경원에 가까운 돈을 뿌렸음.............. 상상이 감????!!!!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과도한 욕심과 빚 잔치 때문에 야기된 버블이자 경제위기를, 그보다 더더더 많은 빚을 내어 틀어막지 않으면 버블이 터져버리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현 시점 세계의 구조가 되어버린 것임..

그리고 이 지독한 아이러니와 비정상적인 신 세계 구조(new world order)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승자(winner)는 본인의 대출상환 능력이나 여력과 상관없이 영혼까지 끌어다가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자산에 투자한 사람들, 소위 말하는 투기꾼들이 되어버렸고, 그와 반대로 패자(loser)는 자신의 노동의 대가로 벌어들인 근로소득을 차곡차곡 모으며 위험한 대출은 기피해온, 위험 기피 성향이 짙은 성실한 사람들이 되어버렸음...

다들 익숙한 이야기일 것임. 집값이 몇년 사이에 갑자기 3배~4배가 뛰질 않나.. 대출 껴서 미국 테슬라 주식에 몰빵했다가 은퇴 했다는 책들이 서점에 베스트셀러로 걸리지를 않나.. 새파랗게 젊은 놈들이 코인으로 수십억 벌어서 스포츠카를 시끄럽게 타고 다니지를 않나..

생각해보면 이 흐름을 놓쳤을 (본인 포함)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화가 나는, 또는 정말로 안타까운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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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 모든 재밌는 이야기의 결말이 그렇듯이, 여기에 반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나는 다시 한번 곧 그 세상의 구조가 바뀔 거라고 생각함. 아니 사실 이미 바뀌고 있다고 생각함. 세상의 변화는 바다로 흘러나가는 강물의 흐름, 또는 그림자의 경계와 같아서, 도대체 언제 바뀌지 싶다가도 어느새 보면 미처 인식도 못하는 사이에 바뀌어 흘러가고 있는것 같음.

이것은 단순한 "집값이 앞으로 오를까요? 내릴까요?" 같은 수준의 단순한 이야기가 아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어쩔수 없이 수없이 많은 변수와 사람들의 이해관계, 국내외 정부의 입김과 로비, 욕망과 공포 등등이 얽히고 섞여 있어서, 초등학교 수학 문제마냥 1+1 = 2!! 하고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님.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런 복잡한 세상과 시기에도 분명히, 세계 경제와 구조를 이끌고가는 "큰 흐름"은 존재하는듯 함. 그리고 지난 2008년 이후 바뀌었던 세상의 구조를 미처 이해하지 못해서 성실하고 순수한(?) 패자 측 진영에서 어리버리 놀던 나는, 이번에야말로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미리 읽어서 타야 적어도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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